잔잔한 화성학

4부 · 13

장음계와 조표 붙이기

장음계 공식

12강에서 흰건반 도부터 도까지의 간격을 재 봤죠. 온·온·반·온·온·온·반, 미-파와 시-도 두 곳에서만 반음이 나오는 그 규칙 말입니다. 이 규칙에는 정식 이름이 있어요. 장음계(영어로 major scale)입니다. 12강에서는 규칙만 봤다면, 이제 그 이름과 쓰임을 익힐 차례입니다.

장음계는 어떤 음에서 시작하든 이 온온반온온온반 간격만 지키면 됩니다. 그리고 피아노 흰건반의 도부터 도까지는 이 공식에 딱 맞아떨어져요. 그래서 다장조는 검은건반을 하나도 쓰지 않습니다.

다장조 장음계 - 흰건반 도부터 도까지, 온온반온온온반.

으뜸음이 도(C)인 이 장음계가 바로 다장조입니다. ‘다’는 C의 우리말 음이름이고, ‘장조’는 장음계로 만든 조성이라는 뜻이에요. 12강에서 만난 그 조성입니다.

다른 음에서 시작하면

장음계는 어느 음에서든 시작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. 그럼 도가 아니라 솔(G)에서 시작해 볼까요? 흰건반만 짚어 솔부터 한 옥타브 위 솔까지 올라가면 솔-라-시-도-레-미-파-솔이 됩니다.

그런데 여기엔 문제가 하나 있어요. 장음계는 마지막 두 칸이 온음-반음이어야 합니다. 특히 일곱 번째 음에서 으뜸음으로 올라갈 때는 반음이어야 하죠(12강의 시-도 반음이 바로 그 자리였습니다). 그래야 곡이 ‘도착한’ 느낌으로 마무리돼요.

솔에서 세어 보면 일곱 번째 음이 파(F)인데, 파에서 솔은 온음이라 한 칸이 너무 멉니다. 규칙이 어긋나죠. 그래서 파를 반음 올려 파♯으로 바꿉니다. 그러면 파♯과 솔 사이가 반음이 되어 장음계 공식이 다시 맞아떨어져요.

솔에서 시작한 장음계 - 파 자리가 파♯(검은건반).

솔에서 시작한 이 장음계가 사장조입니다. ‘사’는 솔(G)의 우리말 이름이에요. 다장조와 똑같이 온온반온온온반이지만, 규칙을 지키기 위해 파 하나만 파♯으로 바뀌었습니다.

조표

사장조 곡에서는 파가 나올 때마다 파♯으로 연주해야 합니다. 그렇다고 파가 나올 때마다 음표 앞에 일일이 ♯을 그리면 악보가 지저분하고 번거롭겠죠.

그래서 약속을 하나 정했습니다. 각 오선 맨 앞, 음자리표 바로 다음에 ♯을 한 번그려 두면 ‘별도의 임시표가 없는 한 모든 파를 파♯으로 연주하라’는 뜻이 됩니다. 이렇게 오선 앞에 모아 적어 둔 올림표·내림표를 조표(영어로 key signature)라고 해요.

높은음자리표 오선 맨 앞에 샤프 기호 하나가 맨 위 줄에 놓여 있다. 사장조 조표로, 별도의 임시표가 없으면 모든 파를 파♯으로 연주하라는 표시다.
사장조 조표 - 별도의 임시표가 없으면 모든 파는 파♯.

조표는 조성마다 다릅니다. 다장조는 흰건반만 쓰니 조표가 아예 없고, 사장조는 파♯ 때문에 ♯이 하나입니다. 파(F)에서 시작하는 바장조도 볼까요? 바장조는 규칙을 맞추려면 시를 반음 내려 시♭을 써야 해서, 조표에 ♭이 하나 붙습니다.

시작 음조표바뀌는 음
다장조 (C)없음-
사장조 (G)♯ 하나파♯
바장조 (F)♭ 하나시♭

직접 들어보기

먼저 다장조 음계와 사장조 음계를 나란히 들어봅시다. 시작 음만 다를 뿐, 둘 다 똑같은 ‘도레미파솔라시도’처럼 들립니다. 장음계라는 간격의 모양이 같기 때문이에요.

이번엔 솔에서 시작하되 파를 파♯으로 올리지 않고 흰건반 파로 두면 어떻게 들리는지 확인해 봅시다. 이것은 틀린 음계가 아니라 G 믹솔리디안이라는 다른 음계예요(선법이라는 다른 갈래로, 지금은 이름만 알아 두면 됩니다). 다만 사장조의 장음계 공식을 만들려면 파♯이 필요합니다.

정리

  • 장음계(major scale) = 온·온·반·온·온·온·반 간격의 규칙. 어느 음에서 시작하든 이 모양만 지키면 된다.
  • 다장조(C)는 흰건반 도부터 도까지가 이 공식에 딱 맞아 검은건반을 쓰지 않는다.
  • 다른 음에서 시작하면 규칙을 지키느라 올림표·내림표가 필요하다. 솔에서 시작한 사장조(G)는 파를 파♯으로 올려야 한다.
  • 필요한 올림표·내림표를 각 오선 맨 앞에 모아 적은 것이 조표(key signature). 다장조는 없음, 사장조는 ♯ 하나, 바장조(F)는 ♭ 하나.

장음계는 이렇게 시작 음을 바꿔 가며 여러 조성을 만듭니다. 다음 14강에서는 밝은 장음계와 짝을 이루는 어두운 단음계를 배우고, 15강에서는 조표만 보고 조 이름을 알아내는 요령과 5도권·조옮김을 익힙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