7부 · 27강
종지·턴어라운드·루프의 끝맺음
7부의 마지막입니다. 지금까지 코드의 역할(22강), 흐르는 문법(23강), 떠남의 서브도미넌트(24강), 긴장의 도미넌트(25강), 매끄러운 연결의 보이스 리딩(26강)을 배웠어요. 이제 이 모두가 만나는 자리 - 악구가 끝나는 지점을 봅니다. 모든 예시는 다장조(C major) 기준이에요.
종지 - 음악의 문장부호
말에 문장부호가 있듯, 음악에도 악구(한 덩어리의 흐름)가 끝나는 지점에 ‘마침의 느낌’이 있습니다. 이걸 종지(케이던스, cadence)라고 해요. 어떤 종지는 마침표처럼 딱 닫고, 어떤 종지는 쉼표처럼 여운을 남기거나 다음을 열어둡니다.
코드 두 개만으로 종지가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. 악구 끝의 위치, 리듬, 멜로디, 베이스까지 함께 마침을 만들어요. 여기서는 각 진행을 악구 끝에 놓았다고 가정하고 듣습니다.
대표적인 강한 마침은 정격 종지(V7 - I), 다장조로 G7 - C입니다. 25강에서 봤듯 도미넌트의 긴장(트라이톤)이 토닉으로 풀려 ‘끝났다’는 느낌을 만들죠. 두 코드가 모두 근음 베이스이고 멜로디도 으뜸음으로 끝나면 클래식 이론의 완전정격종지가 되어 특히 강하게 닫힙니다.
플래걸 종지 - 부드러운 마침
24강에서 색으로 만났던 코드들이, 여기서는 마침표로 다시 등장합니다. IV - I(F - C)는 플래걸(변격) 종지 - 도미넌트의 날카로움 없이 부드럽게닫는 ‘아멘’ 종지예요.
여기에 빌려온 라♭을 더한 마이너 플래걸(iv - I) Fm - C는 같은 마침을 애틋하게물들입니다. 정격이 ‘확실한 마침표’라면, 플래걸은 여운이 남는 마침표예요.
모달 종결 - ♭VII이 여는 마침
록과 모달 음악에서 흔한 마침이 ♭VII - I, 다장조로 B♭ - C입니다. 정격 종지에는 있던 이끔음(시)이 여기엔 없어요. 그래서 G7 - C만큼 ‘딱’ 닫히진 않지만, 씩씩하고 현대적인 마무리가 됩니다.
턴어라운드 - 다시 처음으로
모든 진행이 끝내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. 어떤 진행은 일부러 다시 처음으로 돌려보내요. 대표가 턴어라운드, C - Am - Dm - G (I - vi - ii - V)입니다.
마지막 G(V)가 첫 C(I)를 다시 강하게 당기죠? 끝난 것 같지 않고 ‘한 바퀴 더’ 돌고 싶은 이 느낌이, 재즈와 팝에서 절(verse)이나 곡 전체를 계속 순환시키는 엔진입니다. 종지가 ‘닫는’ 장치라면 턴어라운드는 ‘다시 여는’ 장치예요.
루프는 어떻게 끝내나
23강에서 코드 루프(마침표 없이 도는 진행)를 배웠습니다. 그럼 마침표가 없는 곡은 실제로 어떻게 끝날까요? 흔한 방법이 셋 있어요.
- 페이드아웃: 루프를 그대로 두고 소리만 서서히 줄여 끝냅니다. 끝맺음을 피하는 방식이에요.
- 토닉 착지: 마지막 한 번만 I(C)로 내려앉아 루프를 닫습니다.
- 턴어라운드 연결: 다음 섹션이나 반복으로 이어 붙입니다.
이제 이 강에서 본 다섯 진행을 다시 들으며, 각각이 닫는지(close) · 다시 여는지(reopen) · 도는지(loop) 스스로 분류해 보세요.
지금처럼 악구 끝에 놓으면 ①②③④는 모두 토닉 C에 닿아 닫힙니다 - 이 단순한 예시에서는 ①이 가장 강하고 ④가 더 열린 느낌이에요. 반면 ⑤는 마지막이 G(V)라 닫지 않고 다시 엽니다. 그래서 ⑤는 특히 한 바퀴 더 도는느낌이 나죠. 같은 코드라도 어디서 멈추느냐가 곡의 끝맺음을 정합니다.
정리
- 종지(케이던스)는 악구 끝의 문장부호. 마침표처럼 닫거나 쉼표처럼 열어둔다.
- 정격(G7-C)은 가장 강한 마침, 플래걸(F-C)·마이너 플래걸(Fm-C)은 부드럽고 애틋한 마침, 모달(B♭-C)은 이끔음 없이 씩씩하게 닫는다.
- 턴어라운드(C-Am-Dm-G)는 닫지 않고 다시 여는 장치. 순환의 엔진이다.
- 루프의 끝맺음은 페이드아웃·토닉 착지·턴어라운드 연결로. 어디서 멈추느냐가 곡의 마침을 정한다.
여기까지 코드가 어떻게 흐르고 끝나는지를 익혔습니다. 다음 8부에서는 시선을 멜로디로 옮겨, 코드와 멜로디가 서로 어떻게 맞물리는지 살펴봅니다.